에어 포스 1, 40년의 발자취
2022-08-15 13:52
스니커즈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 너무 많이 들어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2022년은 에어 포스 1가 탄생한지 40년이 지난 기념적인 순간이다.
이미 수많은 에어 포스 1이 40주년을 기념하고 또 기념하고 있는 가운데 한번 그 역사를 가볍게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1. 최초로 에어를 탑재한 혁신적인 농구화
1982년 브루스 킬고어가 디자인한 첫번째 에어 포스 1은 바로 하이 모델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에어 포스 1은 일상화로 여겨지지만,
당시에는 에어를 탑재한 최초의 농구화로서 등장했다.
통기성을 위해 갑피의 일부에 메쉬 소재를 적용하였고 발목을 뒤틀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이컷 실루엣에 스트랩을 추가하였다.
1983년에는 미드가 아닌 로우 모델이 등장했고 일상화로서의 에어 포스 1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미드 모델은 11년이 지난 1994년에서야 발매되었다.
참고로 얼마전 1982년 오리지널 모델과 유사한 디테일을 지닌 레트로 모델이 발매되었으니 혹시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번 찾아보도록 하자.
2. 단종 될뻔했던 에어 포스 1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1980년대 초반 나이키에는 레트로(retro)라는 개념이 없었다.
즉 한번 발매한 신발은 시즌이 지나면 가차없이 단종시키고 개선된 다음 모델을 발매하는 것이 바로 나이키의 판매 전략이었던 시절이다.
따라서 에어 포스 1도 1984년에 단종시켰지만, 당시 소매업체인 <신데렐라 슈즈>. <찰리 루도 스포츠>, <다운타운 락커룸>은
베스트셀러인 에어 포스 1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이키에게 협업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Color of the Month>라는 6개월 동안 매달 새로운 컬러웨이의 에어 포스 1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는 최초의 레트로이자 에어 포스 1이 지금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남게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Color of the Month> 프로그램은 이젠 너무 익숙해진 협업이나 한정판의 전신으로도 여겨진다.
3. 혼종의 시대
놀랍게도 에어 포스 1이 마치 에어 맥스처럼 에어가 보이는 모델이 있었다.
갈색 갑피 모델은 2007년 에어 포스 1의 25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모델이고 흰색 갑피 모델은 2015년에 선보인 에어 포스 1 엘리트라는 모델이다.
또한 에어 조던과 에어 포스 1이 합쳐진 에어 조던 퓨전 12라는 모델도 존재하며, 갑피에 폼포짓을 적용한 모델, 하이퍼퓨즈를 적용한 모델 등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은 에어 포스 1에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말그대로 혼종의 시대였다.
4. 티시부터 루이비통까지
2014년 당시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현재 버버리의 CCO 리카르도 티시와 에어 포스 1의 협업은 스니커즈와 패션계 모두 충격을 받았던 모델로
로우부터 하이 그리고 여성용 부츠까지 티시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같은 해 탄생한 슈프림 x 나이키 에어 포스 1 하이는 역대급 콜라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슈프림과 나이키의 협업하면 바로 떠오르는 상징적인 모델이 되었다.
2015년 테크웨어를 대표하는 브랜드 아크로님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아크로님 루나 포스 1은 미드솔에 루나론이 탑재되었고
갑피에는 아크로님의 디자이너 에롤슨 휴의 특징인 기능성을 중시하여 지퍼를 달아놓은 것이 특징이다.
2017년 나이키는 에어 포스 1의 35주년을 기념하여 <AF100> 컬렉션을 선보였다. 저스트 돈’의 Don C, ‘로커펠라’의 카림 비그스 버크, ‘아크로님’의 에롤슨 휴, 트래비스 스캇 그리고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까지 색상컬러 100을 의미하는 올 화이트 컬러의 에어 포스 1 5종을 선보였다.
2019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 빅뱅의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과 나이키의 협업으로 탄생한 에어 포스 1 파라-노이즈는 7년이라는 준비기간 끝에 신으면 신을수록 벗겨지는 갑피, 역으로 묶는 신발끈과 같이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모두 신경쓴 완벽한 제품을 선보였다.
2022년 이제는 고인이 된 루이비통 남성 아티스틱 디렉터이자 오프화이트의 수장이었던 버질 아블로와 나이키의 협업 에어 포스 1는 그의 유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에어 포스 1의 40년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나이키 공장이 아닌 루이비통에서 제작된 모델이다.
5. 마무리
에어 포스 1의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담기엔 이 글이 부족하겠지만, 2022년이 끝나기 전에는 한번쯤 에어 포스 1에 대해 정리하고 싶었다.
필자에게 에어 포스 1은 마치 꾸준히 찾아가는 동네 맛집과 같은 신발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너무 큰 인기를 끌지도 않고 너무 지루해지지도 않는 한결같은 맛을 지키는 그런 맛집.
어느새 2022년이 5개월도 안 남았지만 과연 어떤 에어 포스 1이 40주년을 마무리할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