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과 갱~
2021-12-19 19:43빨간색 파란색하면 국뽕이 떠오르는가? 미국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왜?
자 우선 나중을 위해 페이즐리부터.
페이즐리 패턴은 패션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패턴이다. 국내에서는 페이즐리 혹은 반다나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반다나는 사실 홀치기 염색을 한 큰 손수건이라 부르는게 맞고…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페이즐리라고 정확하게 말해주시길…
[국어사전]
페이즐리 (paisley) - 아메바와 비슷한 독특한 둥근 곡옥 모양의 무늬
사진을 보니 한방에 이해되지 않는가? 이 패턴 국내에서는 그저 이쁜 패턴으로 통용되고 있긴 하나 미국에서는 꽤나 심각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LA의 갱문화와 뿌리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데, 갱 문화에 대해서 살짝 맛보고 지나가도록 하자.
미국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무서운 나라다. 총기 소지가 합법인 나라이기도 하고, 3만개의 갱단에 140만명이상이 갱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고 갱 관련된 범죄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인종을 불문하고 미국 여러지역에 갱들이 퍼저있다.
저위의 아이스 큐브 형님처럼 많은 공인들도 자신들이 갱에 소속인 것을 거리낌없이 밝히기도 하며, 때로는 자랑스러워한다. 그만큼 미국내에 뿌리깊은 이상한 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이순간도 뿌리깊은 저 문화 때문에, 무고한 목숨과 불필요한 살생이 일어나고 있다.
LA 지역 갱들의 구역을 나타낸 간략한(?) 지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갱은 Blood 와 Crips로 Blood는 빨간색, Crips는 파란색을 자신들을 나타내는 컬러로 사용한다. 그리고 1970년대 서로 간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그들은 서로를 구분하기 위해 빨간색, 파란색 반다나를 휴대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런 오랜 전통(?) 때문에 서로의 지역에서 반대되는 컬러 옷이나 관련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뒤는 상상에 맡기겠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자 이제, 우리 채널의 본분인 스니커즈에 대해서 조금 다뤄보도록 하자.
이런 빨간색 파란색 컬러로 피아식별을 하는 갱들에게 스니커즈 또한 좋은 아이템이었을거다. 그리고 1970년대 오니츠카 타이거를 유통하던 블루리폰 스포츠가 스우시가 달린 코르테즈를 세상세 내놓았을 때, 당시 세상은 갱들의 천국이었다. 그리고 흰색 어퍼에 빨간색 파란색 코르테즈는 그들의 피아식별띠가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포레스트 검프의 감동적인 그 신발로 기억될 수 있는 저 코르테즈가 LA의 거리에서는 피아식별 띠 였다니. 상상이 가는가? 지금도 LA외곽 지역을 Cortez를 신고 걷는 것은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갈수나 있어야 말이지…) 2017년에는 미국의 악명높은 MS-13갱단의 리더는 부하들에게 파란색과 흰색 Cortez를 신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경찰이 그들을 찾아내지 못하게 하려는 특단(?)의 조치였다고 하니… 진짜 코르테즈는 약간 위험한 운동화일지도…
자 갱들의 코르테즈 피아식별 이야기 다음으로는 철저하게 중립을 외치는 스니커즈도 있다. 한신발에 빨간색 파란색을 다 넣으면 어떨까? 그리고 중립을 외친다면? 다음은 Kendrick Lamar다.
이 두 갱단의 갈등을 자라오며 직접적으로 경험한 아티스트가 있는데. 바로 Kendrick Lamar이다. 지금 뉴욕과 LA의 왕으로 불리며 가장 성공한 래퍼로 꼽히는 그는 무게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뼈를 때리는 가사를 써 미국의 심금을 울리는 래퍼다. (내가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국내에선 컨트롤 비트로 유명하기도 하고…
그의 음악엔 흑인이 지속적으로 가난하고 범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고, 흑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젊은 흑인 세대들은 미국 사회에 책임을 전가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건설적인 자세로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너네 자꾸 이렇게 살면 계속 반복된다? 우리가 변해야해!” 라고 외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LA의 대표적인 슬럼가 Compton 출신인 Kendrick Lamar의 어릴적 친구들은 대부분 현재 세상을 떠났거나 감옥에 있다고 한다. 그만큼 치열한 대립 속에서 살았던 것이겠지. 그런 그가 나중에 리복과 두가지 제품을 협업했을 때, 왜 이런 디자인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Reebok Ventilator x Kendrick Lamar “Red and Blue”
2015.07.18.
V68673
철저하게 중립적인 Sail 컬러감과 Blue & Red 컬러 포인트 그리고 설포 뒤쪽에는 중립을 표하는 Neutral 표시. 크…
Reebok Classic Leather x Kendrick Lamar Deconstructed
2016.07.01.
BD4185
Blood 와 Crips를 나타내는 빨간색 파란색 포인트, 그리고 갈라진 구역들을 나타내는 저 디테일.
이런 중립을 표현하는 요소들을 국내에서도 재치있게 풀어낸 적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살짝 보고 저 도발적인 신발을 본다면, 저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해외 Complex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도 소개되며, 큰 반응을 이끌어냈던 스택하우스 x 벨럼 의 Air Jordan 1 “SWAPMEET” 모델. LA의 문화를 한국식으로 잘 풀어내며 국내에 소개해주는데, 이런 갱문화 다뤘던 것 같다. 국내에서는 조금 이해가 부족했지만, 해외에서는 와 저건 정말 위험하겠는데? 라는 반응을 이끌어냈지.
“이 모델의 특별한점은 페이즐리 천이 신으면 신을수록 찢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한번 발을 들이면 본래의 순백색으로 깔끔하게 돌아갈 수 없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은 LA 갱스터들의 순수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거기에 이런 스토리텔링까지. 멋지다.
앞으로 뭔가 페이즐리와… 빨간색 파란색 스니커즈를 본다면 조금 신발이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디자인을 했는지 알고 보면 더 재밌으니… (몰라도 이쁘면 장땡이긴 하지만.) 국내에선 국뽕 컬러로 불리지만 먼 나라 미국에서는 좀 위험한 컬러. 오늘 한번 소개해보고 싶었다. 또 갱에 관련된 신발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길!